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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과 니르바나 오류에 빠진 지역사회

기사승인 2019.05.19  13: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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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참사에는 어김없이 그것을 암시한 징후들이 있다. 큰 사고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비슷한 원인과 성격의 작은 사고들이 반복해 나타난다. 1930년대 초 미국 보험회사 직원인 하인리히는 수천 건의 보험 상담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중대한 재해가 1건 일어나려면 그전에 동일한 원인의 경미한 사고가 29건, 그런 위험에 대한 기미가 300번은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산업 현장만이 아니다. 하인리히법칙은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자연에서도 나타난다. 흔히 징후는 무시되기 쉽다.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기를 꺼리거나 축소한다. 아니면 아전인수로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징후가 명백하게 나타나도 불감증과 편향성,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예외법칙으로 스스로 비극을 불러들인다. 사람들에게 닥친 재앙의 대부분이 인재(人災)인 이유다.

  지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사회란 인간관계에 의해, 또는 지리적·행정적 분할에 의해 나누어진 일정 지역의 사회가 아닌가. 우리 영월지역은 인구 4만명대 심리적 마지노선의 붕괴,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방소멸 군, 초고령사회 진입, 늘어나는 문 닫은 학교, 지역을 견인할 2·3차 신산업의 부재, 세경대학 신입생 감소, 동강시스타 매각, 절반으로 줄어든 관광객, 지역을 견인할 창조적 소수의 부재 등 지역사회 붕괴 위험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지난 2월21일 상주시 공무원들은 인구 10만명 붕괴로 소멸위기를 극복하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청 전 직원이 검은 상복을 입고 출근했다. 또 지난 2월9일 정선군 주민들은 산림청장의 가리왕산(중봉) 알파인 경기장 복원을 저지하고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여 두 틀을 각각 메고 동계올림픽 1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강릉과 평창을 향해 정선읍에서 출발하는 시위를 계획하였으나 직전 원만한 합의로 자제했다 한다. 

  우리 영월지역사회는 메고 갈 상여가 있는가? 상복을 입을 사람들은 있는가? 상여를 메고 가야할 목적지는 있는가?

  이제는 심각하게 경제학자 해럴드 템세츠가 지적한 니르바나 오류(Nirvana Fallacy)처럼 현실세계에서 당도하기 어려운 열반 경지의 기준이나 규범을 만들어 놓고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그 착각이 징후를 무시했고 그 무시가 재앙을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아 들판전체가 물에 잠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대부분 힘없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치러야만 한다. 
  개인도 지역사회도 작은 징후를 무시하지 말라. 징후는 우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내부에서 조금씩 축척된 것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징후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신호이며, 더 이상 늦으면 안 된다는 경고이다. 그것을 외면하는 곳에서는 안전도, 정의도, 공정도, 미래에 대한 삶의 보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여전히 내일은 어떤 재앙이 나에게 닥칠지 몰라 불안한 곳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형수 교수는 강원대학교 경영행정 대학원을 졸업. 영월군 문화관광과장을 두 번 재임. 영월별마로천문대 등 컬쳐 노믹스를 통한 폐광지역 영월 마케팅. 신 지식공무원. 아름다운 관광 한국을 만드는 10인 선정. 지방행정 최우수 달인 선정.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바 있다. 현재 예림미술교육원장, 세경대학 겸임교수, 연세대학교 자문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형수 한국능률협회(KmA)지방자치단체 담당교수

<저작권자 © 영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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